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1. 6. 13. 23:06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폭발하는 봄

 

황명자

 

 

아, 지겨워라 봄꽃들,

끝나지 않는 봄의 자락에 매달려

몸서리치고 있다 활화산 같은 목련도

산중턱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도

아직 저토록 난분분한데

봄은,

욕심도 없다

머릿속 헤집고 다니면서 독기 뿌려 놓는다

아, 터질 것 같은 머리통!

차라리,

흐드러진 꽃무더기 위에 얹어 두고

슬그머니 도망치고 싶다

그 꽃나무,

온 산천에 썩은 피비린내 뿌리도록!

 

 

 

-시집『절대고수』(시와사람,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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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천은 화산 폭발 그 다름 아니다

겨울을 이기고 돌아온

봄, 파르티잔들의 준동이

시차를 달리해서는

온 산천을 누비고 다녔으니

그 봄 한 번 지루하다 할 만하다

자연에서 욕심은 없는 거다

섭리로 때 되면 절로 피고 지는 것이니

우리도 그와 같은 것인데

공연히 인간의 잣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