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등 푸른 고등어
구재기
소나기가 지난 뒤 웅덩이에 흙탕물이 가득했다. 햇살이 다시 오고, 바람이 그치더니 드디어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이 있어 흙탕물은 조금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을 게다 아, 나도 한때 흙탕물이었다 내 하고많은 눈물 속의 소금기로 간고등어처럼 절여진 어머니의 가슴 바닥
바닥을 보이는 맑아진 웅덩이의 물속에 푸른 하늘이 내려와 앉아 계시다 등 푸른 고등어 한 마리, 헤엄치고 계시다
-시집『편안한 흔들림』(문학의전당,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 ------------------------------------------------
‘너는 같은 강물로 다시 목욕할 수 없다.’ 어느 철학자의 말씀입니다
웅덩이의 변화도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시인은 그 웅덩이에서 간고등어처럼 절여진 어머니의 가슴 바닥을 봅니다 푸른 하늘이 내려앉았으니 등 푸른 고등어라고 해도 되겠군요 나도 한때 흙탕물이었다고 말하는 시인의 고백에서 뉘우침을 봅니다 다시 새로워짐을 봅니다 우리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는 자연의 섭리 같은 모습에 숙연해집니다
詩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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