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1. 7. 13. 18:38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등 푸른 고등어

 

구재기

 

 

소나기가 지난 뒤

웅덩이에 흙탕물이 가득했다.

햇살이 다시 오고, 바람이 그치더니

드디어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이 있어 흙탕물은

조금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을 게다

아, 나도 한때 흙탕물이었다

내 하고많은 눈물 속의 소금기로

간고등어처럼 절여진 어머니의 가슴 바닥

 

바닥을 보이는

맑아진 웅덩이의 물속에

푸른 하늘이 내려와 앉아 계시다

등 푸른 고등어 한 마리, 헤엄치고 계시다

 

 

 

-시집『편안한 흔들림』(문학의전당,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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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같은 강물로 다시 목욕할 수 없다.’

어느 철학자의 말씀입니다

 

웅덩이의 변화도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시인은 그 웅덩이에서

간고등어처럼 절여진 어머니의 가슴 바닥을 봅니다

푸른 하늘이 내려앉았으니

등 푸른 고등어라고 해도 되겠군요

나도 한때 흙탕물이었다고 말하는

시인의 고백에서 뉘우침을 봅니다

다시 새로워짐을 봅니다

우리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는

자연의 섭리 같은 모습에 숙연해집니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