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수국
이문재
여름날은 혁혁하였다
오래 된 마음자리 마르자 꽃이 벙근다 꽃 속의 꽃들 꽃들 속의 꽃이 피어나자 꽃송이가 열린다 나무 전체가 부풀어 오른다
마음자리에서 마음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열엿새 달빛으로 저마다 길을 밝히며 마음들이 떠난다 떠난 자리에서 뿌리들이 정돈하고 있다 꽃은 빛의 그늘이다
-시집『마음의 오지』(문학동네, 2007. 4쇄) -사진 : 다음 이미지 ---------------------------------------------
가장 여름답게 하는 꽃, 수국 시인이 수국의 속성까지는 안 읽은 것 같은데 여름 땡볕에서마저 참 고요하다 빛을 멀리하는 꽃은 없다 꽃은 빛의 그늘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꽃말이 진심과 변덕이라 흙의 산도가 중성이면 하얀색 산성이면 청보라색 알카리성이면 연분홍색이 핀다네요 이리도 변해서 그런지 칠면화라고도 해요 여름날 절 마당에서 부처님 곁을 떠나지 않는 꽃 수국 보러 또 떠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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