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밤
그믐으로 가는 밤은
얇게 저며 낸 무우
날렵하게 채 썰어
도마 위 하얀 바늘 송송
그믐으로 가는 밤에
꽁지만 남은 하얀 무
등촉마저 휘청거리는 칠흑 밤
하얀 바늘 하나 둥둥 떠 있는
그믐으로 가는 밤에
메케한 등촉 꺼진 그을음
속적삼에 청보라 물 적시고
몸을 푸는 새해 벽두
초하루가 햇살 가득 안고
대문 열고 들어온다.
섣달그믐 밤
그믐으로 가는 밤은
얇게 저며 낸 무우
날렵하게 채 썰어
도마 위 하얀 바늘 송송
그믐으로 가는 밤에
꽁지만 남은 하얀 무
등촉마저 휘청거리는 칠흑 밤
하얀 바늘 하나 둥둥 떠 있는
그믐으로 가는 밤에
메케한 등촉 꺼진 그을음
속적삼에 청보라 물 적시고
몸을 푸는 새해 벽두
초하루가 햇살 가득 안고
대문 열고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