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2013년 3월27일 Facebook 이야기

은빛강 2013. 3. 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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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강] - 약속의 강

    수탉이 가다듬은 목청으로
    새벽이 서성이던 어둠 가르고
    베드로의 가슴을 훑어 내렸다
    양심이 파열 된 아픔을 겪으며
    부서진 신뢰 조각을 주워 모았던

    살면서 나는 몇 번의 불신을 했을까,
    도덕 교과서는 정답 구사를 원했고
    사회 지론은 정답의 골자를 원한다
    생각은 언어와 손잡고 바른생활 하고
    가슴은 늘 자율의지 대로 발걸음 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희망의 길 앞에서
    좌초 되고 파선이 될 때
    가슴이 후들거려 양심으로 귀의하고
    진정이 되면 다시 헐거워지는 신뢰

    갈대숲이 되어 세속 바람 따라 흔들렸고
    저녁노을 젖어든 붉은 하늘 보고서
    시간은 이미 많이 흘러 가 버렸음을 깨달아
    갈대는 계절의 끝을 보며 강바닥에 누웠다.

    한 세상, 그렇게 무의미하게 보내 버린 것
    주검의 바람이 강바닥 갈빗대를 훑고 지날 때
    과거를 잡으려 애써도 도무지 잡히지 않는 것
    가까운 이들을 많이 떠나보내고서
    귀향 할 곳 어슴푸레 그려 보는 마음
    한 오라기 양심이라도 걸치고자
    오늘의 시간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것

    내일은 영원한 잠속이려니
    하루를 산 시간들 애써 씻어 보는 초상은
    성서(聖書) 속 유다 보다
    성서(聖書) 속 베드로 보다
    날마다 더 짙은 죄인일 뿐
    내 약속의 강에는 약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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