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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화로 속 불꽃으로 타는
언어를 풀어낸다고
순백의 언어는 아니다
기약 없는 시간과
통념 가로지르고
오래 냉대에 질려
삭정이 된 연후
어설프고 날 궂은 언어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빗물에 뽀얗게 씻기는 날
은혜로운 진실의 옷 여며 입은
숯덩이 된 언어가
빛나는 양심이었노라고
깃발 되어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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