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교회

사형이라는 정치 도구

은빛강 2013. 4. 30. 23:52

사형이라는 정치 도구

 

입력일 :2013.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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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멜라 신부)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해에 21개 나라에서 적어도 682명이 사형되었다는 연례보고서를 지난주에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전에 비해 대체로 후퇴한 모습이었다. 인도, 일본, 파키스탄은 오랫동안 사형을 안 하다가 2012년에 재개했다.

홍콩에서 마지막으로 사형 선고가 있던 것은 1966년이었고, 사형제는 공식으로 1993년에 폐지되었다.

내가 속한 홍콩 사형폐지공동위원회는 14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간 별로 이룬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거리에서 전 세계적인 사형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할 때마다 서명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반대 의사를 밝히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그렇다. 젊은이들이 사형에 대해 더 많이 알 기회가 있다면 더욱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우리들 가운데 일부 국제, 국내 단체들과 사회단체들은 전에는 중립적이었다가 이제는 사형폐지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요즘 홍콩인들은 갈수록 민주주의와 자유, 사회정의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간 경험으로 볼 때, 사람들은 사형제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을수록 그간 사형폐지에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하던 태도가 관심 있고 이해하는 태도로 바뀐다.

어떤 사람은 사형폐지에 반대 입장이다가 지지로 돌아서기까지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때로는 80퍼센트에 이르는 사형제 지지율을 지적하며 사형제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을 의심할 합당한 이유가 있다.

이른바 여론조사는 온전히 공정하거나 독립적이지 않다고 믿는다. 질문의 형식이나 내용에 따라 답변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질문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질문이 “살인이나 마약 밀매 가운데 어떤 것을 사형해야 합니까?”라고 묻고는 “살인”이라는 대답이 나오면 이 사람은 사형제 지지자로 분류되는 식이다.

사실, 우리는 이들 나라들이 사형을 정치적 이해문제가 아니라 인권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일본 민주당은 오랫동안 사형폐지를 주장해 오다가 막상 집권한 뒤에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사형집행을 허용했다.

타이완에서 국민당은 몇 년 전에 재집권한 한 뒤, 더 많은 표를 얻으려는 생각에서 사형집행을 허용했다.

중국은 국제적 압력과 전 세계적인 사형폐지 조류에 따라 5년 전에 사법절차를 좀 바꿨는데, 사형 선고가 1/3로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의 국제 앰네스티 보고에 따르면, 작년에 사형이 집행된 682명에는 중국의 사형 건수가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이 이 숫자를 비밀로 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형 건수가 나머지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다음으로는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예멘의 순이다.

올해 초, 중국에서는 독약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던 4명의 사형수의 마지막 순간 몇 분이 생중계된 적이 있는데,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눈에는 눈이라는 전통적인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바꿀 때가 온 것 같다.

사형은 한 인간의 생명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사형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기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어느 누구도 법으로 사람을 죽일 수 없다. 그런 법률은 불법적이며, 법이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의 사형폐지를 위해 기여할 것을 희망한다!

프랑코 멜라 신부는 교황청 전교기구 소속으로서, 홍콩에 있는 사형폐지공동위원회 위원이다.

기사 원문: Death penalty and political games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