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말(言語)

은빛강 2013. 5. 13. 04:47

 

(言語)

 

하 많은 말의 주검들

배를 뒤집고 떠내려간다.

 

세상 이곳저곳 뒤집으며

순한 영혼들 혼란 속 절명

 

양심 포장하던 비루한 말도

그 한 생 지나고

 

타인의 영혼을 날카롭게

도려내던 날선 언어

 

온 몸이 가시투성인 채

세월의 강에 둥둥 떠간다

 

더러 참회의 강줄기를 향해

거슬러 오르는 언어의 회귀(回歸)

 

그 언어는 탁했던 생애를 씻고

이제 편히 쉬겠지

 

생각의 늪에서

절명한 영혼들 위해

소지 한 장 태워 올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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