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스승의 향기

은빛강 2013. 5. 15. 10:12

스승의 향기

 

오래 된 기억 속에

나무 한 그루 있었다.

 

오가는 새들 깃들이고

바람도 걸터앉았다 가는

나무 한 그루 있었다.

 

여린 나무 사이 날개를 편 숲

가장자리에 오래 빛을 받은

나무 한 그루는 자비로운 품이다

 

깊이 내린 뿌리는 좌표이고

곧은 모습은 거울이었다.

 

세월 층간 백발이 성성하여

고결한 향기 짙어 가는데

새벽 물안개 젖어 든 고요

나무에 맺힌 이슬 절로 곱다

 

막연한 세파 가운데서 그려진

나무 한 그루의 넓은 가슴은

잊지 못할 사랑의 근원이었다.

 

향기로운 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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