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파(影波) 이권한[Kwonhan Lee] 님께서는
현대시가 부분적으로 잃어버린 순수한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 서정에는 유년의 향수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편린들이
작품 속 시어처럼,
‘솥에서 오르는 김들은/ 나의 영혼들을 머리에 이고/ 높이 올라 당신께로 갑니다.’라고 표현 하였듯이 가슴에서 영혼으로 이어지는 기도이고 영원한 삶이다.
삶의 객지에서 세월을 마감하고 황혼이 여울지는 길 위에서 찾아가는 곳은 모두 어머니의 품이다. 그것은 마음의 상실이 아니라 영원히 머무를 고향이고 그리움의 실체인 영혼의 터전일 것이다.
[새벽 이야기]
-이권한-
밤새껏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별들이 숨죽이고
동녘 이슬 내려
내게 생명과 희망을 덫칠한다
솔내음 타는 연기 속에서
흐르는 눈물은
뒤뜰의 하얀 연기 되어 높이 오르고
삭정이 타는 톡톡거라는 소리는
내 무지한 예 바퀴들의
회안(悔顔)의 고백과 통곡
흙 묻은 당신의 손에 쥐어진
한 움큼의 채소들은
나의 두 다리를 지탱하고
솥에서 오르는 김들은
나의 영혼을 머리에 이고
높이 올라 당신께로 향합니다.
영파 선생님께서는 1975년에 [문학사상사]에서 2차 추천까지 받으신 분이시다.
늘 생각하는 내용이지만, 현재 개성 넘치는 자신의 색상으로 무수한 詩作이 많지만 유려한 단어와 수식의 나열이 화려한 시작법을 떠나서, 성으로 질박한 삶을 살아 온 무게로 자신의 내면과 평화롭게 화해를 하는 진솔한 글은 독자에게도 사고의 여유를 나누어주는 참 고마운 詩라고 생각한다.
덫 붙이자면 [한누리미디어 출판사]는 현재 국내 저명한 시인들의 작품집을 많이 출판 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