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행복한 마술사-박찬현(朴贊賢)

은빛강 2016. 2. 11. 05:14

행복한 마술사



내가 사랑하는 침묵이

조금씩 언어를 비워내고

복잡한 생각을 털어내고


그 헐거워진 자리에

따뜻한 침묵이 앉고


세상지식을 지우개로 지우고

세상욕심을 비누로 씻어내고

세상을 향한 시각이 멀어지고


그래서

아주 많이 단순하고 무지하다


내가 사랑하는 침묵이 있기에

시고 맵고 쓰디쓴 눈물과

뼈저린 고통마저 고즈넉해져 간다.


매양 평화로 옮겨주는 그는

행복한 마술사인 침묵이다.


2016. 1. 10. 재의 수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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