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사막으로 간 은둔자(隱遁者)-박찬현

은빛강 2015. 12. 30. 10:23

사막으로 간 은둔자(隱遁者)

 

 

세상을 등지고

얼마나 갔을까,

삶의 밀림 가로질러 간 곳

세상 속 사막이었다.

 

 

겹겹의 세파가 밀려들다 흘러가고

그렇게 아주 멀리까지 온 줄 알았다

 

 

그러다 잠시 되돌아보니

 

 

쉼 없이 걷던 행보는

아직 세상 한가운데 있고

다만 영혼을 혼란 하게했던

잔여 파장만 흐르고 있을 뿐

산 이의 기도가 공손히 바쳐지는 곳

 

 

당신의 빛이 머무는 세상 한가운데

고요를 입고 태동하는 생명의 빛

그 빛 부여잡고 감사의 기도 올리는 시간

 

 

사막으로 간 은둔자는

아직까지 세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2015. 12. 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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