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으로 간 은둔자(隱遁者)
세상을 등지고
얼마나 갔을까,
삶의 밀림 가로질러 간 곳
세상 속 사막이었다.
겹겹의 세파가 밀려들다 흘러가고
그렇게 아주 멀리까지 온 줄 알았다
그러다 잠시 되돌아보니
쉼 없이 걷던 행보는
아직 세상 한가운데 있고
다만 영혼을 혼란 하게했던
잔여 파장만 흐르고 있을 뿐
산 이의 기도가 공손히 바쳐지는 곳
당신의 빛이 머무는 세상 한가운데
고요를 입고 태동하는 생명의 빛
그 빛 부여잡고 감사의 기도 올리는 시간
사막으로 간 은둔자는
아직까지 세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2015. 12. 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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