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마당
어느 집주인의 혜량이
서녘 하늘에 붉게 걸린
태양을 둥글게 오려다
감나무 가지마다 걸었습니다.
풍요 속 빈곤을 겪는 도심
날 짐승들의 허기 채우려
튼실한 감 한 알씩 걸어 두었기에
위로의 나무 한 그루 새들을 품고,
동녘 햇살 풍요로 머금을 즈음
투명해진 홍시마다 새들이 모여들어
까치와 까마귀들 허기 채운 뒤
작은 뭇 새들이 쪼아 먹을,
사람과 자연이 정을 부비며 살아가는 곳
햇살 가득 머금어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 마당
2015. 12. 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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