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망각- 박찬현

은빛강 2015. 12. 21. 05:44

망각

 

햇살 속에는 늙은 기억들이 있다

낡아버린 유년의 해맑은 기억

구석마다 던져진 중년의 지친 기억

 

언제인가부터 기억의 끈을 놓아버린 후

고요라는 시간을 마주하고

무념으로 머리 올 쓸어 넘기는

그 손가락 마디마다 햇살 반지 고즈넉해

살아 온 세월이 내민 선물이런가,

 

망각이란 영혼을 살리고

육신의 고달픔을 덜어 주는 것

조금씩 덜어내는 망각 너머에

해후 하여도 좋을 기억이 기다리겠지,

 

2015.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