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풍경-1

은빛강 2006. 11. 3. 19:05

 

 

 

검은 머리 파뿌리 된 지금

홀로 초침에 앉아

세월 끝 자락

일렁임에 서신 이들

 

가눌 수 없는 지팡이에 의지해

새벽 미사를 종종걸음 치던

그 발걸음들

젊은 복지사들 따라

동선 짧은 덫신 발 내디딤

 

서글픔도

후회도 미련도 녹은

촛점 위로

저녁 햇살이 누웠다

 

시립 양로원을

나오는 길

알수 없는 무거운 추 하나

덤으로 줄줄 달려 온다

 

그 황혼의 가지들 잎새는

모두 어디로

져버린 걸까

가 버린 걸까

 

누구나

늙어 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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