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아직 그곳에 서 있는 바람아

은빛강 2009. 9. 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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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곳에 서 있는 바람아

설록 박 찬 현

바람 그네를 타던 초록 잎

햇살 관으로 이고

한 여름 그늘 배려 잊지 않은

그 계절이 묵상하는 시간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한 없이 낮아지는 준비의 층간

가벼운 낙엽은

세월을 세탁하고 긴 겨울날 삭힘으로

물컹이는 거름 밭

사립짝에 세워 둔 봄바람에게

엷은 미소 남기고

저기 찬란한 태양 빛 따라

좁은 문으로 가는 신록

 

 

 

 

구원이란 좁은문은 다각도의 의미가 부여 된다.

낙타가 바늘 귀를 들어 가는 길, 참으로 상상 조차 가슴 답답한 그림이다.

가을이 입성하는 계절에 만나는 이들은 마음이 부유하거나 아니면 비루함이다.

모든것을 소유 했으나 가슴이 씁쓸한 이들,

모든것을 유실 했으나 가슴이 넉넉한 이들,

붉은 황혼을 배경으로 선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가슴을 지녔다.

세상이 주는 유려한 그 모든것을 가졌으나 없는 것이 있었고

세상이 주는 유려함 보다 하찮고 보잘것 없는 곳에 따뜻한 시선을 듬뿍 가진 이들

양분된 입장은 가치관이 다를 뿐이였다.

 

바늘귀 앞에 망연히 서 있는 자와

바늘귀를 홀연히 관통하는 자.

 시공을 초월한 이는 세상의 모든것을 내려 놓은 것만 아니다.

그는 스스로 아주 작아졌다. 내가 서슴없이 버리지 못한 자존심도 그는 버렸다.

천하고 비루하여도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 그가 있었다.

종교안에서 다반사적인 이율배반적 습관이 그를 죽였으나 그는 오히려 웃으며 살아 있었다.

유려한 지식과 실력을 갖추었으되 그는 하느님의 사랑만 갈급했고 그렇게 살았다.

계모의 끝없이 사악함 섞인 약을 받아든 그의 눈은 사슴이였다.

아주 오래전 한줌 재로 용미리 장지에서 빗속으로 떠나간 지인을

오늘 생각하며...... 

 

좁은 문은 각자 스스로의 인생길의 영원한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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