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가을 이야기-1

은빛강 2009. 10. 8. 13:49

가을 이야기-1

                                                  설록 박 찬 현

부드러운 햇살이

지친 세상살이 등 토닥이는 오후

도로에 질펀히 누운 낙엽은

녹음 짙은 회한의 빛바랜 미소 머금고

남은 한 뼘 호흡의 시간

이제 흙으로 돌아가

찬란한 여름을 피울 층간

 

그것이

삶이란 것

 

 금강산관음세존봉 일부

 

계절이 표피를 벗을 무렵엔 늘 함께 지워 버리게 된 지나간 시간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접하고 얻어진 것들은 '나'라는 존재이다.

세상은 분명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들 하지만

세상은 분명 직업에는 귀천이 엄연히 존재한다.

푸른 청춘에는 매사를 이론대로 살아 왔다.

카로틴 색상이 제힘을 다하고 푸석한 낙엽이 될 무렵

만난  클로로필의 엽록체는 영원한 상록수였다.

 

자율의지가 아닌 복합적 상대성으로 삶의 장을 찾아 나선 그곳에는

분명 직업을 낮잡아 보는 행태가 의기탱천히 살아 있었다.

생의 바탕으로, 작업의 자료로, 필요 해 나선 장

인문주의를 바닥에 안배하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그럴듯한 일설들은 합리적 자아 포장일 뿐

병들고, 삶에 억눌리고, 눈물을 밥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정한 인간이란 근본을 직관했으면 하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매년 가을은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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