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노랑붓꽃
나종영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작은 풀이파리 만한 사랑 하나 받고 싶었을까 나는 상처가 되고 싶었네
노란 꽃잎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병든 몸이 뜨거워지고, 나는 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네
지난 봄 한철 햇살 아래 기다림에 몸부림치는 네 모습이 진정 내 모습임을
노랑붓꽃 피어 있는 물가에 서서 내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나는 사랑했으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음을, 나는 상처를 사랑하면서 알았네.
-시집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실천문학사, 2001) -사진 : 다음 이미지 -----------------------------------------------
붓꽃에 대하여 -가우 박창기
하늘 아래 일필휘지의 달인을 말하라면 너밖에 더 있느냐 너를 이르는 이름이 무릇 몇이냐
붓꽃 흰붓꽃 각시붓꽃 흰각시붓꽃 노랑무늬붓꽃 흰노랑무늬붓꽃 꽃창포 노랑붓꽃 노랑꽃창포 솔붓꽃 부채붓꽃 참부채붓꽃 타래붓꽃 제비붓꽃 만주붓꽃 붓꽃란초 등심붓꽃 흰꽃창포난장이붓꽃
하늘에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이 고귀한 것들의 반란이 남긴 흔적 예사 눈으로는 볼 수 없으니 아 바람마저 불어준다면 호수의 한 마리 백조로도 변할 수 있겠다
詩하늘 |
'시향을 창가에두고 > 詩하늘 詩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란의 봄---박 후 기 (0) | 2010.04.18 |
---|---|
꽃 사설辭說--조 한 나 (0) | 2010.04.17 |
홍매화--김 지 연 (0) | 2010.04.14 |
별-임영석 (0) | 2010.04.06 |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도종환 (0) | 201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