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새와 수면---이정환

은빛강 2010. 4. 26. 15:52

새 한 마리 날아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 아래 이제까지 견고하던 세계가
꿈인 듯 흐물흐물해져서
‘나’를 다 잊고 보다 큰 ‘나’를 느낍니다.

       





새와 수면-------------------------------이정환




강물 위로 새 한 마리 유유히 떠오르자

그 아래 쪽 허공이 돌연 팽팽해져서

물결이 참지 못하고 일제히 퍼덕거린다

물 속에 숨어 있던 수 천의 새 떼들이

젖은 날갯죽지 툭툭 털며 솟구쳐서

한 순간 허공을 찢는다, 오오 저 파열음!




*시는 유심 봄호에서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