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꽃밥

은빛강 2010. 5. 4. 16:54

얼어붙은 들녘
걷어낸 봄에
꽃 싫다는 사람 있을까
허기져 쓰러진 저녁
부축하는 손에
밥 싫다는 사람 있을까
무쇠솥에 쌀을 넣고
장작을 때는데
솥안의 쌀들이
꽃을 만들고 있다
잘 익은 가운데 밥을
주걱으로 퍼서
한 그릇 담아주는데
꽃밥이다
오늘도 당신의 노동으로
목숨 이어가는 것이니
그저 고마운 생이라고  
내려놓은 한 상 가득
꽃이 피었다
꽃밥 한 술만 떠도
만개한 것처럼
속이 다 든든하다

출처 : 구석기와 함께 시(詩)를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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