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스승의 날
배상환
부산에서 전학 온 기용이가
유난히 빨갛게 보이는 카네이션을
안개꽃 묶음에서 섞어서 가져왔다
꽃 옆에 서 있는 자신이 우스운지
꽃을 건네는 것이 우스운지
말도 않고 히죽히죽 거리고만 있다.
웬 일이냐고 물으니
오느리 서성에 나리라서예 라고 대답한다.
스승은 뭘 하는 사람인데?
우릴 갈키는 사람이라예
무엇을 가르치는데?
구거, 가학, 어막 등 공부라예
왜 가르치지?
인가이 대라꼬예
그러면 인간이 잘 되어가니?
아푸로 대겠지예
아흐흐 그래 그래
아푸로 인가이 대라꼬
구거도 가학도 빼빠지게 갈키마
기용아 고맙다.
-시집『학교는 오늘도 안녕하다』(나남, 1990)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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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 서성에 나리라 카데예
지나간 야기해바야 그러코 한데
우짜마 좋은교, 그만 이자뿌리따 아인교
하기사, 모르고 지나는 기 조은 긴지도 모르지예
꼴랑 사부일체케사며 존경하는 척 하던데예
마, 그만 두는 기 나아예
욕 비는 기라예, 멀쩡한 사람들 가지고 노라노코
헛소리들 마이 하데예
집구석에서 아나 잘 키우고 선샘들 번지 바로 차자 주이소
잘하고 있는 선샘들 아래위에서 북 두드리듯 잘도 패대예
이래가지고는 영이 안 서는 기라예
모가지 잡고 너러지는 기 엄나
소리통 들고 일러바치는 놈이 엄나
글쎄, 뭐 하자는 긴데, 나도 모르겐네예
나라 꼬라지 잘 대가지예
우리 마카 반성해야 됨니더
생각 좀 해보셔슴니꺼예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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