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김종제
오월이
실종되었다
삭풍도 잠재우고
잔설도 녹여버린
사월은 분명 지나갔는데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던
오월은 더이상 오지않았다
꽃 한 송이로
총칼을 막아냈던 그날이었다
김밥 한 줄과 물 한잔으로
무쇠에 돌진했던 그날이었다
밤새 촛불을 들고
새벽을 불러냈던 그날이었다
어미의
살이 잘려나가고
애비의
뼈가 드러났던 그날이었다
오월이 사라지자
꽃 한 송이
손에 쥐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주먹밥 하나
입에 넣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불 같은 유월만 일찍 찾아왔으므로
잿더미 같은 마음만 쌓였다
그위로
선혈 같은 꽃만
실종자 명단처럼 울컥 피었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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