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조약돌이 들려 준 이야기

은빛강 2010. 5. 21. 02:43

 

 

조약돌이 들려 준 이야기

박 찬 현

 

세상은

잘난 돌, 못난 돌 사이로

이름 모를 계곡에서 부터

흘러, 흘러 어우러져 가는 강

그 강변에

서로 부대끼고 세파도 맞으며

저마다 모난 구석이 풍화에 닳아

둥글둥글하게 비움의 여백 만들어

정이 담긴 사랑방 공간 위하여

아주 작은 조약돌이 만들어 진다고

강물이 들려 준 이야기

 

모서리가 도드라지게 돌출해도

정에 바스라지기 쉽다는 귀띔

 

부족한 듯 모자란 듯

그렇게 강변의 자리를 내어 주면

걸터앉아 쉬어 갈 나그네 터

바람과 구름과 젖은 땀들이

언제나 머물렀기를 바라는

동그란 조약돌의 마음은

오늘도 작아지며 여유 공간을

만드는 강변의 하루

 

 

 사진 자료-최인찬[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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