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비 내리는 오후

은빛강 2010. 5. 25. 02:47

 

 

비 내리는 오후

박 찬 현

 

종일 내리는 빗방울 안에

세상의 마음들을 안고 내리기에

투명한 빗방울 속내 모두 보인다.

 

분홍 패랭이꽃 설레는 연정

우산을 든 작은 아이의 맑은 얼굴

먼 산을 넘어 온 마실 풍경 풋풋함

 

시공 초월 해 둥둥 떠 시간 초침을 당기는

주검의 혼령이 핏기 없는 환자 멱을 잡고

이승의 자리를 털어 대는 회색 공간

 

회색은 유효한 시간의 생의 뇌리를 유희하여

악을 선으로 착시하게 감언 한다.

악의 빨판에 진공되는 눈먼 영혼들

 

블랙홀에 사라진 진실

지금 내리는 빗방울에 잔상 그려졌으니

그대는 투명한 진실을 볼 수 있기를

 

언어에만 진실이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심장 그리고 마음에 그려진 것들을

빗방울은 늦은 오후 봄 끝자락에서 열변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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