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이 들려 준 이야기
박 찬 현
세상은
잘난 돌, 못난 돌 사이로
이름 모를 계곡에서 부터
흘러, 흘러 어우러져 가는 강
그 강변에
서로 부대끼고 세파도 맞으며
저마다 모난 구석이 풍화에 닳아
둥글둥글하게 비움의 여백 만들어
정이 담긴 사랑방 공간 위하여
아주 작은 조약돌이 만들어 진다고
강물이 들려 준 이야기
모서리가 도드라지게 돌출해도
정에 바스라지기 쉽다는 귀띔
부족한 듯 모자란 듯
그렇게 강변의 자리를 내어 주면
걸터앉아 쉬어 갈 나그네 터
바람과 구름과 젖은 땀들이
언제나 머물렀기를 바라는
동그란 조약돌의 마음은
오늘도 작아지며 여유 공간을
만드는 강변의 하루
사진 자료-최인찬[변산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