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잔무늬거울

은빛강 2010. 5. 30. 15:36

잔무늬거울

 

김종제

 

거미줄 쳐지고
먼지 쌓인 관을 열고
청동기 시대로 들어가는데
거울이 반짝거린다
그 옛날에
목에 걸었던
잔무늬거울의 다뉴세문경이다
삶을 둥그런 원으로
사랑을 무늬로 그려넣었더니
세상의 모든 빛이 빨려들어갔다
그 시절에도
누군가는 고백하였을 것이고
그 말을 들은 다른 누구는
밤낮으로
가슴에 품고 다녔을 것이다
그 말을 다시 듣고 싶었을 때
세심한 무늬의 언어와
녹슬지 않은 원형의 마음을
거울을 통해 들여다 보았을 것이다
관을 나서는데
낯설지 않은 빛 하나가 날아와
가슴에 박혔다, 묵직했다
옷속을 들쳐보니
청동거울속에
누군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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