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매----윤성학

은빛강 2010. 5. 31. 14:15

러시아 민족의 음악은

빠른 리듬의 역동성과 육감으로 원심을 돈다.

그 음속 저변에 깔려 있는

음울한 애조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잡혀지는 구심력

슬픈 바람을 만져 본다.-박찬현 

       





매---------------------------------------------

윤성학



매받이는 사냥을 나가기 한 달 전부터
가죽장갑을 낀 손에 나를 앉히고
낯을 익혔다
조금씩 먹이를 줄였고
사냥의 전야
나는 주려, 눈이 사납다
그는 안다
적당히 배가 고파야 꿩을 잡는다
배가 부르면
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꿩을 잡을 수 있을 만큼의,
날아 도망갈 수 없을 만큼의 힘
매받이는 안다
결국 돌아와야 하는 나의 운명과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야성이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꿩이 튀어오른다



*시는 윤성학 시집「당랑권 전성시대」(창비)에서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