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선행善行

은빛강 2010. 6. 4. 07:32

 

선행善行

 

구석기김종제

 

얼굴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하는
착한 일 같은 꽃이 피었다
가시덤불 속에서
담벼락 밑에서
창문 밖에서
몰래 향기를 뱉어내고 있었다
봄철이라고
야단스럽게 떠들면서 피는
잡스런 꽃이 아니다
집 한 채 없이 살면서
제 가진 몫을 뚝 떼어
이름도 밝히지도 않고
던져주고 가는
저 멋지고 아름다운 기부 같은
꽃이 눈부시다
살 밖으로 터져나온
마음이 얼마나 붉은지
변치않는 맹서 같은 꽃이다
해마다 누추한 세상을 찾아와
재만 남은 아궁이에
장미꽃이 불을 질러주고 있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메모 :

나는 그동안 얼마만큼 누추한 아궁이에

뜨거운 장미의 불꽃을 피워 보았을까?

또 잿더미 속 아주 작은 불씨 하나의 역활들을

공공히 휴지처럼 이곳 저곳에 자랑으로 흘려 놓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꼼꼼이 들여다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