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장계를 들고
박 찬 현
미래를 향해 옮겨 가는 초침바늘
긴 시침바늘 위에 앉아 과거를 가로질렀던
하여 족적 없이 가고 있는 줄 알았던
지치고 곤함에 눌려 한 장 쥐포가 된 코앞에
누룽지 같은 청지기처럼 삶의 회계사가
부지런히도 가르마를 타며 분리 해 놓은
그림자와 족적의 무더기들 장계
언어처럼 글처럼
그렇게는 살아 볼 수 없었던 것들
아쉬움의 분리선 보다
허망함의 분리선이 더 커 보이는
미련불손하게 부모님 걱정을 만든 무더기
가슴 애련 해
아프게 돌출된 부모님 생채기 보듬으려 하나
그 시간의 무더기는 미약하기 짝이 없어
밤새 양수 속 몸살 앓던 자리 위로
육남매 산고를 만져보노라니
가슴팍에 서글픈 비만 내리고
병마의 오랏줄에 묶인 사족은
고락의 피접상골 모태 앞에 주검처럼 선
허망한 장계만 팔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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