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종이강에 그린 詩]
수박
김종제
박힌
손과 발에서
흘러내린 핏방울을 얻어
묵정밭에 심어놓고
발 끊은지
몇 날인지 기억나지도 않는데
폭우 쏟아지고
햇살 뜨거워진 뒤에 찾아가보니
땅위에
커다란 말씀 같은 열매가 올라왔다
그 몸을 갈라보니
속살이 붉었다
입가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날 선 칼로 베어먹는다
목구멍속으로 삼킨 핏물이
내 손을
내 발을 묶어놓고 있어
나는 또
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선혈 한 덩어리 얻기 위해
어느 빈밭에
나를 심으러 가야하는 것일까
김종제 시인 간략 연보
-신진과학고 교사
-천상 지상의 글쟁이 입니다. 제가 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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