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종이강에 그린 詩]
닿고 싶은 곳
최문자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
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
그쪽으로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서야
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
새들도 마지막엔 땅으로 내려온다.
새처럼 죽기 위하여 내려온다.
허공에 떴던 삶을 다 데리고 내려온다.
종종거리다기
입술을 대고 싶은 슬픈 땅을 찾는다.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
아른다운 듯 서 있다.
참을 수 없는 무게를 들고
정신의 땀을 흘리고 있다.
시와 상상2005년 하반기/백지44호 -동인지에서 발췌
최문자 시인님 주요 연보
-백지동인/시와상상
-현 협성대 총장
시인님은 강단에 서 있으면서 모범되이 늘 시를 쓸 수 없는 것이 참
괴롭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분께서 여행지의 이야기를 들려 주실 때 나는 나름의 주제를 얻어서 온다.
건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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