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디자인 아이콘: 자동차- 시보레 콜벳 스팅 레이

1963년에 나온 콜벳 스팅 레이(Corvette Sting Ray)는 장식적인 미국의 디자인 경향을 바꾸어놓은 대표적인 디자인 차량이다. 화려함을 넘어 복잡하기까지 했던 1950년대의 미국 자동차의 장식적인 테일 핀 스타일 속에서도 콜벳은 비교적 단순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1960년대가 되면서 전반적으로 차체에서 장식적인 부품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차체의 전반적인 형태에 따라 측면의 캐릭터 라인(character line)과 앞뒤의 모양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차체의 전체 스타일은 세부적인 변화보다는 유연하게 흐르는 면으로 처리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면의 당김에 따른 탄력성을 이용한 스타일은 GM의 디자이너 윌리엄 미첼(William Mitchell)이 바다낚시 도중 상어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팅 레이의 차체는 부드러운 면과 날카로운 모서리가 공존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차체 측면의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과 앞뒤 펜더에 사용된 곡면의 블리스터(blister), 후드 중앙부의 캐릭터 라인 설정 등은 스팅 레이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색깔과 부착물에 의한 요란한 장식적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차체의 입체적 형태에 의한 스타일 기법이었다. 마치 기계로 만든 근육을 보는 듯한 스팅 레이의 디자인은 그 전까지의 극도로 장식적이었던 디자인에서 벗어나 좀더 오늘날의 차체 디자인 개념에 근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1960년대는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과도기와도 같은 때다. 그것은 스타일뿐만 아니라 구조와 성능에서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1950년대부터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맞았던 ‘테일 핀’으로 대표되는 장식적인 스타일과, 한편으로 장식이 배제된 현대적 개념의 조형양식에 의한 새로운 스타일이 혼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팅 레이는 20세기의 미국 자동차 디자인에서 인위적인 장식을 버리고 기능에 더욱 충실하고 조형적인 추상성을 높인, 근대적 디자인 개념에 충실한 자동차의 시초가 된 형태를 제시했다.

 

 

 

글 구상(한밭대학교 공업디자인전공 교수)

구상 교수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8년부터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997년까지 크레도스를 비롯한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를 나온 뒤 지금까지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100년], [자동차 이야기], [운송수단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비밀] 등 10권이 넘는 자동차 디자인 관련 책을 썼으며, 지난해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소재로 한 소설 [꿈꾸는 프로메테우스]도 발간했다.

기획 월간 <디자인>

 

[쿠키 경제]매년 1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컷츠데일에서는 희귀자동차 경매 행사가 열린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이 지역 날씨를 찾아 휴가도 즐길 겸 명품 쇼핑에 나서는 미국 동부 백만장자들이 몰리는 이 행사는 언젠가부터 그 해 세계경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 구실을 해왔다. 경기가 좋으면 보통사람들이 타는 평범한 자동차들의 가격이 올라가고 덩달아 명품 희귀자동차값도 급등하기 마련인 반면, 경기가 나쁘면 가장 먼저 폭락하는 게 바로 이 클래식카들이기 때문이다. 올해 출품된 자동차들의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 주인의 품에 안겼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최고의 자동차는 어떤 것들이었을까 살펴보자. ◇제네럴모터스 쉐볼레 카마로 컨버터블 20011년형 출품된 자동차 대부분이 오랜 세월이 지나 ‘클래식’이라고 불릴 만한 중고 자동차들인 반면, 이 카마로는 생산된 지 며칠 만에 이 경매행사장에 나타났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 ‘범블비’가 떠오르는 미국의 싸구려 대중 스포츠카 이미지가 떠오르는 카마로이지만, 이 컨버터블 버전은 눈길을 떼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팔린 가격은 22만5000달러(2억5065만여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