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39호 종이강에 그린 詩]틈에 관하여-최광임

은빛강 2010. 9. 3. 14:26

[제39호 종이강에 그린 詩]

 

틈에 관하여

최광임

 

이불호청을 끼운다

서로 떨어져서는 온전한 값을 다하지 못하는

뒤집은 피륙 위에 솜을 놓는다

귀와 귀를 잡고 맞대어 보지만

잠시 함께하지 못한 사이 생긴 틈

서로 어색해하며 쭈볏쭈볏

예전의 자세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불홑청의 길이가 좀 남아있거나

솜이 한 곳으로 더 뭉쳐있거나, 그것들

토라진 아이 달래듯 어루만진다

살과 살이 맞아가고 부족한 곳으로

그들 몸이 가 메우기 시작하는 간극

 

산다는 게 이불호청 끼우기 같다

제 각각의 틈 들여다보지 않고

이미 햇볕조차 들지 않을지 모른다

시간보다 빠른 게 사람의 마음이어서

흘러가고 흘러오기도 하는 것이라지만

내 삶의 어느 곳

틐을 향해서 먼저  흘러가 줄 일이다

 

최광임연보

-1967년 부안출생

-시문학 등단

*시집

-내몸에 바다를 들이고,

*현재, 대전대 사회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