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이른 봄의 아우토반을 폴크스바겐과 많은 닮은 차 한대가 슈튜투가르트에서 에히타딘겡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그 속도는 아무리 보아도 100마일(161km/h) 이상 되는 것 같았다. 교통 위반차를 잡으려고 숨어서 대기 중이던 점령군(당시 서독은 영국?미국? 프랑스 군정하에 있었다.) 순찰차가 갑자기 이 차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당시 점령하의 아우토반은 지금(속도 무제한)과는 달리 80km/h의 속도 제한이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얗게 칠한 'VW’형의 차에 타고 있던 베르크하임 백작은 힐끗 스피드미터를 보았다. 시속 180km였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위험하다. 이렇게 된 바에야 도망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베르크하임은 엑셀러레이터를 더 밟았다. 순찰차는 어느새 작아졌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순찰차에는 무전기가 있었다. 추적할 수 없다는 것을 알자 즉시 20마일(32km) 전방의 검문소에 그 차의 인상과 통과시간을 통보해 운전자를 체포하도록 지시했다.
검문소에는 2사람의 미국인 헌병과 한사람의 독일인 경관이 있었다. 베르크하임은 여전히 질주하고 있었지만 빨간 램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멀리서 눈에 띠어 서서히 속도를 내려 시치미를 뗀 얼굴로 세 사람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입니까?” 헌병은 시계를 보고 나서 차를 보았다. 확실히 수배중인 차와 비슷했다. 그러나 순찰차의 연락을 받고나서 겨우 11분밖에 되지 않았었다.
이런 1,000cc가 될까 말까 한 차가 20마일을 11분에 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계산해보면 175km/h 되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소곤소곤 말을 주고받더니 경례를 붙이면서 말했다. “미안합니다. 당신 차와 비슷한 차가 속도위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곧 그 차가 오겠지요.”
속도위반을 문책 받지 않은 아마 세계에서 유일한 경우겠지만 이 ‘VW'의 차가 포르쉐 356이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는 또 한 가지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즉, 포르쉐는 폴크스바겐 비틀을 기본으로 태어났지만 슈퍼 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라는 말이 잇지만 포르쉐 356에는 이 말이 바로 들어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