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45호 종이강에 그린 詩]어디에 씨를 뿌리랴-오완영

은빛강 2010. 9. 9. 15:55

[제45호 종이강에 그린 詩]

 

어디에 씨를 뿌리랴

[교사의 기도 중에서]

오완영

 

교육은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인생의 봄을 위해 마음 밭에 씨르 부리는 일입니다

우리릐 미래에 씨를 부리는 일입니다

 

이른 봄 씨 뿌리는 농부의 모습에는

경건한 꿈이 서려 있습니다

뿌린 만큼 거두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음 밭에 씨를 뿌려야 하는 일은

잘 보이지 않는 열매를 찾아가는 구도자의 길입니다

진정, 미지의 토양에 씨를 부리는 고뇌의 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회의론에 빠져 있는

아테네 청년들의 [무지의 자아]를 깨우치려고

진리를 위한 순교의 씨를 뿌렸습니다

 

백인이 지은 모든 죄를 대신 지고

흑암의 밀림 속으로 찾아간 알베르트 슈바이쩌는

인류의 영혼에 헌신의 씨를 뿌렸습니다

 

남을 위하여 모든 것을 하였고

자기를 위하여 아무 것도 아니한 슈탄츠의 고아의

아버지, 페스탈로찌는 참된 교육애의 씨를 뿌렸습니다

 

이민족의 압제로부터 민족의 구원을 기약했던

도산 안창호는 무실역행하는 [정직의 혼돈]속에서

애국의 마음 밭에 뿌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뿌리는 씨앗이 되어 가치관의 혼돈 속에서

방황아고 있는 동안 새들이 날아와 먹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흙이 엷은 돌밭에 떨어진 씨앗이 되어

맥락을 잃은 조각 지식만을 외우다가

햇빛이 나자 흙이 엷어 이내 시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혹은 가시떨기 위에 떨어진 씨앗이 되어

경쟁심만 자극하는 긴장 속에서

가시가 자라서 씨앗이 자라날 기운을 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에 씨를 뿌려야 하겠습니까?

사랑으로 뿌린 씨앗만이

옥토에 떨어진 씨앗이 되어 삼십배, 육십배로 결실 하리니,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을 찾기 위해 눔물어린 씨를 뿌려야 할 때입니다

 

저 무한하고 영롱한 미래의 빛을 바라보며...

 

*충청남도 교육청 중등장학과장 봉직

*백지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