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43호 종이강에 그린 詩]아버지-이장희

은빛강 2010. 9. 8. 21:53

[제43호 종이강에 그린 詩]

 

아버지

-분석황순원LXX111

나르시즘으로 주제화되는 원형적 모티브

2.<할아버지>와 <고향>의 신비화 실현

-여필종부의 전래적 가치관을 통한 여성적 사랑 구원의 가능성

이장희

 

스물 일곱 살 때

ㅇ이숭훈 선생을 찾아갔다

독립선언서와 캐극기를 받아 왔다

평양 부내와 인산식에 모인 사람에게 도른 뒤

만세 부르기

감쪽같은 성공이었다

 

언제나 한복을 입으신

자그마한 키

새하얗게 센 머리칼과 수염

참 예쁘다고 할 정도의 신수이신 남강 선생

온갖 고문 끝에 반 이상자가 되신 안세환 선생

붉은 밤색 외투를 입고 다니셨다

마늘 장아지를 좋아 하셨다

 

아버지는 서대문 형무소 시절

맥고모자 뜨는 일을 하셨다

담배곽 붙이는 패에서 풀을 아껴

나누어 먹기도 하였다

 

당신보다는 서로 동지의 배를 가리어 주던 이야기

옴들어 올라 진을 서로 짜주던 이야기

3.1운동으로 붙들려온 청년과

만주에서 독립운동하다 잡혀온 청년 이야기

 

기미년 만세 때 옥고를 같이 치른

김아무개씨를 만나셨단다

<어려울 때 더 옳은 길을 가자>

아버지도 늙으실수록 아름다워지는 유의 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