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0. 11. 25. 00:50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하늘님을 엿보다


이태관



가득한 논물 위로

오롯이 내려앉은 하늘


밟고 선 지구의 혈마다

온종일 푸른 침 꽂는

농부의 손길


사람이 하늘이라는 말씀

5월 되니 알겠네



-시집『사이에서 서성이다』(문학의전당, 2010)

-사진 : 다음 이미지

-----------------------------------------------


하늘과 만나는 이때가 농번기다

모내기 잘하고 갈무리 잘하면

부지런함에 따라

하늘이 복을 준다고 믿었던 그때

생명을 받는 거라고 믿었던 그때

숭고한 믿음이 전부였다


모 세 포기로 푸른 침 꽂는다고

너스레를 떠는 시인의 생각이 갸륵하다

하루종일 허리 구부려

논물에 비친 하늘님과의 대면이 즐거웠을라나


손끝 맛이 흰 쌀밥 한 그릇 이상의 복이 온다는데

목숨 걸지 않은 이 없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

그냥 나온 게 아니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