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스바루 포레스터

은빛강 2011. 2. 10. 13:02

[시승기] 스바루 포레스터의 감춰진 매력

 "스바루가 눈길에선 운전하기 참 좋아요."



 폭설이 잦은 미국 미시건 주에서 만난 자동차 개발자의 말이다. 스바루의 상징인 박서엔진과 대칭형 AWD 시스템으로 주행 안정성만큼은 국경을 넘어 인정받는 셈이다. 이번에 스바루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뉴 포레스터를 시승하는 동안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거침없이 눈길을 돌파할 수 있었다. 스바루의 대표 컴팩트 SUV인 포레스터 2011년형은 SUV의 기능성에 세단의 승차감을 접목, 21년 만에 새롭게 변경된 새 심장을 탑재했고 구형보다 세련된 이미지가 특징이다. 





 ▲스타일

 처음 본 3세대 포레스터는 평범했다. 과장된 부분을 빼고 기능성에 충실한 디자인을 지녔기 때문이다.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강인한 SUV의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앞모양은 프론트 그릴 디자인이 바뀐 탓에 단단하면서도 훨씬 세련된 인상을 주지만 옆모양은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진입각과 탈출각 확보를 위해 차의 앞뒤가 위로 들린 사선 모양이다. 도심형 SUV를 표방하지만 때론 오프로더로 변신할 수 있음을 강조한 모습이다. 그러나 뒷모양은 모범생 같은 차분한 이미지다.



 문을 열고 실내를 들여다 보면 겉모양과 마찬가지로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차 곳곳을 꼼꼼히 살펴보면 다양한 수납공간이 눈에 띈다. 또한 금방 지저분해 지는 곳은 관리하기 쉬운 소재로 처리해 실용성을 살려내기도 했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군더더기도 없다. 촉감이 중요한 곳은 부드러운 소재를 써서 차별화했다. 구형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게다가 시트에 몸을 맡기자 차가 달리 보인다. 계기판 시인성과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도 괜찮았다. 그리고 파노라마 썬루프는 이 차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 탑승객의 머리 위 부근까지 모두 열리는 초대형 썬루프 덕에 개방감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주행·승차감

 스바루가 자랑하는 주행안정성을 느껴봤다. 마른 노면은 물론 눈길에서도 거침없다. 스바루 차종에 전통적으로 탑재하는 박서엔진과 함께 대칭형 AWD 시스템 덕분이다. 형태가 일반적인 엔진과 달리 실린더가 가로로 누워있는 박서엔진은 낮은 무게중심과 뛰어난 진동밸런스, 가벼운 중량, 동급 엔진에 견주면 컴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이로써 포레스터는 SUV지만 세단처럼 안정감 있는 주행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뉴 포레스터에 탑재한 엔진은 21년 만에 새롭게 변경된 3세대 박서엔진으로 효율을 높였다. 이 엔진은 4기통 2.5ℓ로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4.1㎏·m의 성능을 낸다. 'SUV인데 힘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성난 황소처럼 넘치는 힘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부족함 없는 가속감을 보여준다. 이 차의 최대 약점인 4단 자동변속기는 높은 엔진 회전수를 이용해 변속할 수밖에 없지만 특성을 살린 세팅 덕분인지 충분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뉴 포레스터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서히 숨은 매력이 드러난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운전하면 단지 평범한 SUV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차의 성능을 서서히 끌어내며 운전을 하면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우선 귀가 즐겁다. 박서엔진만의 경쾌하고 솔직한 엔진음은 듣기에 참 좋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자 마치 스포츠카를 탄 듯한 착각이 들기까지 한다. 또한 몸이 즐겁다. 차의 밸런스가 좋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면 이런 장점은 더욱 몸으로 와 닿을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흔들림이 없는 탓이다. 



 폭설이 내렸지만 눈길에서도 달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겨울용 타이어였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사계절 타이어로도 갑자기 안정감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눈길을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 거북이 걸음을 하던 다른 운전자들의 부러움 가득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총평

 스바루 뉴 포레스터는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를 뺀 탓에 조금은 평범한 겉모양을 지녔다. 쉽게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여기에 SUV의 다양한 활용성은 기본, 운전하는 재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뉴 포레스터는 화려하지 않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탓에 필요에 따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이 차의 가격은 3,790만 원이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다른 수입 SUV와 비교하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 마디로 무난한 차라고 표현할 수 있다. 비싼 수입 SUV와 달리 부담 없이 막 타고 다니기에 좋아 보인다. 물론 수입차를 타고 과시하고픈 이들이라면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정말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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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2011/02/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