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파도
신달자
누가 저렇게 푸른 종이를 마구잡이로 구겨 놓았는가
구겨져도 가락이 있구나
나날이 구겨지기만 했던
생의 한 페이지를
거칠게 구겨 쓰레기통에 확 던지는
그 팔의 가락으로
푸르게 심줄이 떨리는
그 힘 한 줄기로
다시
일어서고야 마는
궁극의 힘
-시집『종이』(민음사,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 -------------------------------------------
첫 행만으로도 이 시는 파도의 역할을 다한 셈이다 푸른 종이가 구겨진 것처럼 보이는 파도의 속성을 생각하게 된다 파도의 꼭대기를 휘어잡고 있는 파랑들의 반란이 바다를 바다이게 하는 힘이 아닌가 바람 부는 날이면 파랑들은 더 날뛴다 푸르게 심줄 떨리는 모습이 만경창파에 가득하다 바다의 생명은 뭐니 뭐니 해도 푸른 종이를 구겨놓은 듯한 파도다
詩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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