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 112호 종이강에 그린 詩]들 꽃-박성민

은빛강 2011. 9. 28. 22:30

[제 112호 종이강에 그린 詩]

 

들 꽃
박성민


봄이면 사람 없는 들에 먼저 꽃이 핀다.
세상은 싸움과 죽음의 연속이지만
들에 핀 하얀 꽃, 노란 꽃, 보랏빛 꽃,
보는 사람 없이 활짝 피는 꽃을 보면
멸종이니 멸망이라는 말 쓰는 것 아니다.
로마 병정이 방패를 들고 행군하다 쓰러진
몽고 기병이 활을 쏘며 말 달리다 멈춘
바람만 달리는 들에 꽃은 피는데
키 작은 얼굴 하늘 향해 고개 들면
햇빛 하늘에서 떨어지고 달리던 바람
이름 없는 꽃 앞에서 숨을 죽인다.
어느 생명인들 울음 없이 태어나지 않고
짧게 살다 쓰러질 때 눈물 흘리지 않는가.
혁명가는 단두대에서 목이 떨어지고
병사들은 언제고 오지 않을 평화를 위해
바다 건너 남의 땅에서 죽고
사막에도 꽃은 떨어진 피처럼 핀다.
그들의 흘린 피가 꽃이 된다.
탐험가는 처음 밟는 정글에서 길을 잃고
얼음 위 눈에 파묻히는 발자국으로 남아도
세상 모든 죽음 헛되지 않아 꽃으로 핀다.
이 땅은 언제나 바람 부는 들판인데
이름 모르는 꽃으로 피고 진다.
어느 땅에 피고 지더라도 노래 부르리
들에 핀 꽃처럼 살아 있음의 기쁨을
죽어가고 있음의 아름다움을

 

 -약력-

작가 소개

1955년 부산출생

1976년 캐나다 이민

1983년 토론토 대학 졸업 (B.A)

일본문학(83), 영문학(95)

1999년 제 1회 해외 동포문학상, 시 가작

2000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가작

2008년 국제 펜클럽 동포 문학상 소설 가작

2009년 경희 해외동포 문학상 소설 가작

2010년 해외동포 문학상 소설 우수상

주소 및 연락처

이름; 박 성민 ( Sung Min Park )

전화번호: (416) 781-4862

메일: sungsuin@hotmail.com

주소; #201, 760 Lawrence Ave West

Toronto, ontario, CANADA

M6A 3E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