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한 50년 노인의 향수

은빛강 2012. 1. 11. 08:44

50년 노인의 향수

박 찬 현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이른 아침 물안개 밟고서

수즙은 여인의 발그레한 뺨

그 위로 퍼진 여명을 한 모금

마시며

말로 다 못한 사연을

어느 영혼의 언어를 읊네

 

먼데 산을 지긋이 눈감고

향수에 잠겼던 영혼은

더 이상 보이질 않는 압록강

안개 늪에 감춰 두고

붉어진 가슴속 잠겼던 눈시울

침묵을 구비 구비 펴고

이른 아침 퍼 올리는 눈물샘

구성진 새 울음에 담아 보내는

그리운 안부가

이 아침 여명의 붉은 볼을

호흡하며

허공으로 흩어지는 언어들

'내 어이 잠들면 만날 수 있음메...'

고운 명주 한 필에

젖어 드는 향수

2012. 1. 11.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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