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 109호 종이강에 그린 詩]꽃잎의 침묵 - 임춘원

은빛강 2012. 6. 3. 21:30

[제 109호 종이강에 그린 詩]

 

꽃잎의 침묵 - 임춘원

 

나는 한 송이 꽃입니다

 

꽃으로 피어나 꽃처럼 살다가

유감없이 떨어져 버리는 순백의

꽃이었나 봅니다

 

꽃 속에 詩가 있고 꽃잎 사이사이

노래가 있으니 나그네 바람이면

어떻습니가

나를 바라봐 주세요

 

문득 맘에 들면 백자 항아리에

꽂아 놓으셔도 좋습니다

당신의 서재(書齋)에서 최후를 마친들

바랄 일이 무엇입니까

 

나는 운명의 시간을 묶으며

달빛그림자 아래서 기다림을

멈출 수 없는 봄의 신화가 됩니다

무지개를 토하는 그런 날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