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108호 종이강에 그린 詩]꽃등 차일

은빛강 2012. 6. 3. 20:49

[제 108 조이강에 그린 詩]

 

꽃등 차일 - 임춘원

 

부처님 오신 날 서울 조계사엔

영원(念願) 발원(發願) 佛子님들

백송(백송)나무 아래서 합장(合掌) 하신다

 

다 비운 마음으로 모여 앉은

천수(千手) 천안(千眼

구름 한 점 허락하지 않는

혜화나무 법력에

탑돌이 하는 중생들

팔 벌린 소원 쓰디쓰다

 

꽃등으로 차일 친 경내

동자 승 이마엔 송글한 땀방울

바람도 인과응보(因果응報)를 아는 듯

업보(業報)를 여미고 지나간다

 

법당(法堂) 안을 무시로 드나드는

비둘기나 참새는 전생(전생)에

닦을 만큼 닦았나 보다

 

근심 걱정 없어 보이는

새가 부러워 나는

새 만큼 작아지는 그런 날이다

법당 앞 곷등 차일은 부처님의 우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