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2. 7. 26. 12:43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그래서,

성명희

그림자만 건드려도 소리 지른다

아직 너를 가지고 있기 때문,

스치는 의미 없는 눈빛에도 움찔거린다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혼자만 들리는 소리에 발걸음 멈춘다

아직 너를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

머릿결 움직이지 못하는 바람에도 머리 흔들어 댄다

아직 너를 붙잡고 있기 때문,

철 지난 냄새를 맡으며 너를 기억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반가운 비명이고, 보고 싶은 발악이고 싶다

-출처 : 시동인 22집 『瑞雪』(그루, 2012)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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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살아 있다

그래서

소리 지르고

움찔거리고

발걸음 멈추고

흔들어 대지 않은가

생명은 고귀한 꽃이라

아름답기까지는 처절해야 한다

그래서

비명 지르고

발악하지 않은가

나를 찾는 시간이 열절 할수록

나를 제대로 보는 여유가 생길 터이다

생기발랄한 삶의 소유자

성 시인다운 목소리다

딴지 거는 듯한

약간 기울어진 시가 맛도 좋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