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8-겨울비 내리는 안데르센의 숲

은빛강 2013. 1. 21. 09:01

 

8-겨울비 내리는 안데르센의 숲

 

 

톡톡 유리문 두들기는 것은

안과 밖은 엄연히 다르다고

발을 동동 굴리는 파리한 모습

 

숲속 과자 집 마귀할멈이

헨젤그레텔을 찾아 왔는지

뼛속 녹여 줄 홍차를 내민다

 

공사판과 잡역 노무자들에게로

지금 뜨거운 미소 머금고 다가서며

그들의 찬 손을 쓸어주는 그녀

 

등골이 휘어지는 그들에게는

한 잔의 차와 따끈한 빵이라면

건네주는 손의 주인공이 대수인가

 

배와 등 따스해지는 온정이면

무엇을 헤집어서 봐야 할까

오늘 날 과자 집 마녀란 아내 같은 것

 

소크라테스의 아내 쿠산지페도

아마 그에게는 마녀 이였겠지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는 시절

 

살아가는 삶에 정해진 대본이 없어도

거기에서 거기인 훤한 이야기, 단점이란

익숙함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일

 

마녀의 숲에 겨울비가 내려도

고드름만 반짝이며 자랄 뿐

주름진 세월이 안타까운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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