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2013년 2월5일 Facebook 두 번째 이야기

은빛강 2013. 2. 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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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그믐 밤



    그믐으로 가는 밤은



    얇게 저며 낸 무우

    날렵하게 채 썰어

    도마 위 하얀 바늘 송송



    그믐으로 가는 밤에



    꽁지만 남은 하얀 무

    등촉마저 휘청거리는 칠흑 밤

    하얀 바늘 하나 둥둥 떠 있는



    그믐으로 가는 밤에

    메케한 등촉 꺼진 그을음

    속적삼에 청보라 물 적시고



    몸을 푸는 새해 벽두

    초하루가 햇살 가득 안고

    대문 열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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