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흑백

은빛강 2013. 4. 2. 05:35

 

 

 

흑백

 

화로 속 불꽃으로 타는

언어를 풀어낸다고

순백의 언어는 아니다

 

기약 없는 시간과

통념 가로지르고

오래 냉대에 질려

삭정이 된 연후

어설프고 날 궂은 언어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빗물에 뽀얗게 씻기는 날

 

은혜로운 진실의 옷 여며 입은

숯덩이 된 언어가

빛나는 양심이었노라고

깃발 되어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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