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어머니의 방

은빛강 2013. 7. 3. 04:23

 

어머니의 방

 

저물어가는 강줄기

어머니는

아픈 뼈마디를 담그고

쉴 사이 없이 새어나오는

삭정이 된 신음 소리에

손 뻗어 매 만져보니

한 줌 어깨와

서산을 넘어가는 굽은 등

나목이 된 무릎과

경련하는 사시나무 다리

 

단발머리 유년에

칠흑의 뒤란

등목을 하던

어머니의 매끄럽고

희디 흰 고운 등선이

한겨울

담벼락에 걸린

시래기가 되어

바스라지려 한다.

 

저물어가는

칠흑 적막 너울진 공간

한 줌 뜨거운 것이

혈관을 가로막은 채

가슴 팍 헤집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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