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여름.8 -한여름 밤 비는 내리고-

은빛강 2013. 7. 12. 05:27

여름.8

-한여름 밤 비는 내리고-

 

장마철 일용직 노무자들이

낡은 일상을 고뇌하던 쓴잔과

폭염 속 노동에 흘린 비지땀

 

병석에 누운 가장을 대신 해

모진 풍파를 가르며 귀가하는

중년 여인의 고단한 발자국 소리

 

캄캄한 밤 구석구석을 누비던

길 고양이무리 푸른 눈동자들

먹이 위로 통통 굴러다니고

 

지금 그 삶의 잔해들 진창으로

흥건하게 절여진 긴 장마가

어둠과 새벽 경계선 씻는 길

 

새벽바람 한 줄기 소슬하게 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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