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배추

은빛강 2013. 11. 14. 18:05

배추

 

시퍼런 콧대 세우고

한 자()가 천지인양

갈퀴를 폈으나

굵은 왕소금

한 차례 후려치니

공손해진 몸이 되었구나,

 

사철 곧은 소나무도

바람에 양팔 내어 주고

묵언으로 일렁이니

한 철 푸성귀야

가련하게 꺾어지거늘

 

젖국에 버무려져

항아리 속 풍요로 재워 지니

한 점 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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