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배추
시퍼런 콧대 세우고
한 자(尺)가 천지인양
갈퀴를 폈으나
굵은 왕소금
한 차례 후려치니
공손해진 몸이 되었구나,
사철 곧은 소나무도
바람에 양팔 내어 주고
묵언으로 일렁이니
한 철 푸성귀야
가련하게 꺾어지거늘
젖국에 버무려져
항아리 속 풍요로 재워 지니
한 점 無로 돌아간다.